2005년 1월 22일에 뉴욕으로 왔습니다.
돈은 그때 제가 3천 불 가지고 갔어요.
왜 그런 거 있죠. 군대 전역하고 나면 몸 좋고 정신 좋고 필요한 건 별로 없고 미국에 페니세이버(penny saver)라고 있어요.
공짜 광고지 신문 같은 게 있거든요. 저 그거 열어보고 일일이 전화 걸어가지고 지하 단칸방 찾아서 들어갔거든요.
노스 매써피쿠아 (North Massapequa)라고 시골동네가 있어요.
위키 피디아에 따르면 98% 이상이 백인인 동네예요. 몰랐어요. 아시아인이 아예 없는 동네를 간거에요.
제가 아는 사람은 정말 제로, 단 한명도. 차도 없고 처음에는 그래서 많이 걸어 다녔어요. 월마트에 가서 심심하니까. 월마트 구경만 해도 2시간은 가요.
캐셔랑 애기하고 그때 제가 핸드폰이 스프린트라는 통신사를 썻거든요. 스프린트 고객센터에 전화해 가지고 얘기하고 그랬어요.
영어 좀 연습하려고. 제 처음 친구는 제 집주인의 남자친구였어요. 연세가 한 50세 넘으셨던 것 같은데 뉴욕 JFK 공항에서 안에 수화물 움직이는 트럭 운전하시는 분이셨는데 자꾸 Hi Hi 3개월 동안 하다가 나중에는 버드와이저 하나를 주시더라고요. 마시다 보니까 건너오래요. 그래서 제가 4개월 차에 반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갔어요. 저녁 먹으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그렇게 해서 인제 자신감을 얻어갔죠.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구나. 다시 만들어갔죠. 모든 인간관계를. 제로 상태에서, 영어도 정말 하나도 못하고 그러니까 어떻겠습니까.
원래 없던 기능인 경청을 많이 해야 되고 왜? 영어가 안 들리니까요.
경청을 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더 좋아해요.
경청하는 사람 누가 싫어하겠어요. 사람들이 다 듣는 연습을 안 하고 있잖아요.
한 명 한 명이 저한텐 귀하고 그렇게 해서 붙임성을 키우면서 여러 가지 사이드 잡을 가져갖죠.
진짜 일은 한국에서 온 KOTRA라고 있어요. 중소기업이라든지 대기업이 글로벌하게 비즈니스 하는 곳을 많이 도와주는 기관이거든요
미국 KOTRA에서 저를 고용하셨어요. 우리나라 중소기업 우수 제품을 수출을 도와드리는 일을 제가 맡았어요.
바이어를 찾고 미팅을 주선하고 통역을 하고 운전까지 하면서 하는 그런 일을 맡아서 했거든요.
제가 어떤 걸 팔았냐면요. 은나노 때밀이 수건을 팔았어요. 미국에서. 그러면 뭐가 오나면요. 샘플하나, 때수건 딱 주면서 자 팔아와 Mr. 정.
가이드 없습니다. 가이드라고는 1도 없어요.
황무지 개척하듯이, 대표님들하고 같이. 그러면서 뭘 배웠냐면, 헛스윙하는 법, 그다음으로는 판로 개척. 요즘말로는 고투마켓 전략이겠죠.
어떻게 했었을 때 잠재적 구매자를 찾을 수 있을까. 그다음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 무한히 많은 에피소드가 생겼습니다.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블라인드를 팔았어야 됐어요. 창문 블라인드. 샘플북이라고 합니다. 책자를 줘요. 한 3.5kg 됩니다. 책이 무거워요.
페이지마다 색깔별로 천들이 붙어있는 거죠. 그거 하나 주고 팔아오라는 거죠 저한테.
알아봤더니 뉴욕 맨해튼이 미국 전역에서 블라인드의 메카가 있더라고요. 수백 개 업체가 거기서 수입을 해서 유통을 하는 건데 아침 8시에 문 열더라고요. 꼭대기 층에서 부터 아래까지 내려오는데 단 하나도 못 팔았어요. 못 파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미팅이 성사가 안 되는 거죠.
빌딩이 문 닫는 시간이 있더라고요. 세시 반인가 꽤 일찍 닫아요. 나가야 되는데 마지막 가게가 정말 드라마처럼 마지막 힘을 내서 발표를 했는데 그 미팅이 성사가 돼서 요양원에 들어가는 블라인드를 찾고 계셨고 불에 타지 않는 성분이 들어간 걸 찾고 계시더라고요.
그걸 설명을 드렸더니 한국에서 오신 대표님께서 영어가 안되시는데 바로 그 페이지를 열어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가지고 3분 동안 안타는 걸 보여주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저희가 100만 달러 계약 했거든요. 그다음 주에 대표님께 제안도 받았어요. 미국 지사 사장이 되어달라고.
거절을 했죠. 그런 여러 가지 경험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제가 항상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는데요. 저는 잘 파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가치를 스토리텔링하는 사람이에요. 그 가치를 공유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스토리텔링이 아주 강력하다 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아마 그건 제가 재주를 발견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저의 공동 창업자인 아텀 페타코프(Artem Petakov), 창업할 당시에는 구글맵 테크 리드였었고 저와 함께 뜻이 맞아서 지난 16년간 희로애락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삶의 동반자이자 파트너입니다. 어떻게 아텀을 만났냐. 제 사촌동생이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어요. 전화가 왔어요. 저한테.
뉴욕에 있다고 들었는데 못 만난 지 10년이 넘었으니까 잠깐이라도 보자. 같이 친구들 만나고 있는데 미안하지만 거기 잠깐 와서 같이 보면 어떨까 해서. 당연하지 그리고 갔어요. 그 동아리 모임이 지금도 기억이 잘나요. 멤버들이 다 젊은 친구들인데 꽤 거만했었어요 다들. 헤지펀드 들어가서 바로 들어가자마자 몇십억 벌어버리고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같은 좋은 금융계회사에 다니더라고요. 근데 아텀은 그러지 않았어요. 아텀은 그 당시에 구글에서 개발팀장이었어요. 근데 거만하지 않더라고요. 괴짜 같긴 했어요. 저는 그게 좋았어요. 진솔해서.
나중에 알았는데 우크라이나에서 열세 살 때 미국으로 온 거예요. 본인도 영어를 하나도 못했었고 그 당시에. 아마 그래서 저같이 막 미국에 와서 노력하고 뭔가 만들려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었겠죠. 다시 만났죠. 이틀뒤에. 새벽 네시까지 얘기했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좋은 친구가 바로 되었어요. 우리는 어떤 사업 아이템 때문에 창업한 게 아니에요. 미션 때문에 창업했어요.
미국에 위대한 기업인들 보면 대부분 이민자인 거 아시죠? 창업가들. 왜 그럴까요? 이민자가 되면, 세상을 다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그 나라에서는 보편타당한 서비스가 있다고 칠게요. 그런데 이민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게 보일 수 있겠죠.
그러면 그 나라 사람들은 그러겠죠. 원래 이런 건데?. 우린 불편하거든요. 그렇게 창업했어요. 궁금증이 많아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교육을 받고 힘이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부자 나라잖아요.
그런데 헬스케어의 미국 60% 이상의 성인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에 노출되어 계세요. 아픈 게 정상인 나라인 거죠.
왜 그렇게 큰 헬스케어가 존경받는 기업이 많지 않을까 가장 큰 산업인데 미국에서.
만족시켜야 하는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다 보니까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구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럼 우리가 생각했던 솔루션은 최종 사용자에게만 집착을 해보자.
창업하고 나서 아텀에게 물어봤던 첫 번째 질문 중 하나가 네가 생각하는 최고의 기술자 인재, 다섯 명만 이름을 대다오. 다 모시고 왔어요.
한분도 안 빼고 다. 그게 제가 첫 번째 한 일이에요. 저는 제가 잘 못하는 것은 바로 얘기합니다. 못한다고. 하지만 못하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죠. 그래서 모시는 거죠. 도와달라고. 그다음에 우리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 당시에 어떤 가설을 가지고 있었냐면 건강해지려면 운동을 해야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희들은.
어떻게 하면 헬스클럽에 경험 자체를 재밌게 해 드릴까 생각해서 만든 게 스마트 바이크라고 해서 일반 헬스클럽에 있는 자전거를 인터랙티브 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거든요. 한대도 못 팔았어요. 투자도 한 군데도 못 받았고요.
가설 검증이고 시장반응이고 아예 안된 거예요. 그냥 실패. 여기까지 오는데 2년이 걸린 거죠. 배운 게 뭐였냐면은, 헬스클럽 자체가 돈이 없구나. 이런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돈이 없구나. 둘째, 헬스클럽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을 원하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 같은 제품 만들어서 사람 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면 장사가 안되는 거예요. 우리가 너무 순진했던 거죠. 너무 힘들어졌을 때 통장에 잔고가 300만 원도 안 남았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미화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하드웨어 다 집어치우고 하드웨어 살 돈도 없으니까. 저희의 선택이 아니라 상황이 돈이 없어져서 투자를 아무도 안 해주니까 너무 가난해져서 만든 게 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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